2009년 03월 30일
새내기 회사원
누누히 생각하지만 평균적인 한국의 회사 사무실이란 곳은 너무도 비좁다. 인구밀도가 너무 높다. 만원버스나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물리적인 공간의 비좁음은 감정의 충돌이 일어날 확률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인다. 물리적인 파티션이 풍경과 분위기를 삭막하게 만든다고 하지만 단단한 마음의 AT필드 따위 없는 여리디 여린- 혹은 찌질한- 회사원들에게 차라리 높다란 파티션은 안전한 보호막이 될런지도 모른다.
말 한마디가 주는 상처나 혹은 기쁨은 때로 수시간의 대화가 안겨주는 감정의 동요를 넘어선다. 학교라면 엎드려 자거나 교실을 나가서 시내를 쏘다니거나 도서관에서 책사냥을 하거나 여러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을 판 회사원에게 선택권은 거의 없다. 흡연의 자유 정도가 허용될까? 아래층에 사내카페가 있는 이곳 같은 경우 차 한잔의 여유는 괜찮을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마저 혼자서는 조금 곤란하다.
결국 혼자가 될 수 없다. 여럿이 함께. 그러나 동시에, 이곳에서 혼자가 아닌 적이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은, 안타깝게도 상처를 주기에는 너무도 밀착되어 있는 듯 하지만 따스함이 비춰줘야 할 마음은 단단히 닫아놓은 채로 매일매일을 겹겹히 싸매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은 어쩌면 이러한 행위를 매일매일 반복하여 결국은 단단한 무엇으로 결박하듯 닫아버린 사람일런지도 모른다. 회사원으로 소위 짬밥을 먹었다는 것은; 마음을 단단히 싸매어 찔러도 찔러도 무감각해진 경지가 아닐까. 좋은 회사원은, 이미 닫아버린 타인의 마음을 따뜻하게 비춰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말로 눈빛으로 표정으로 행동으로 찌르지는 않는 사람이리라.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여기에 있는 한은 나는 단련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결국은 회사든 어디에 있든, 20대 중반의 사람으로서 이것은 성숙을 추구하며 정신적인 퇴화만은 막고자 하는 당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 by | 2009/03/30 15:40 | 혼자 하는 말 | 트랙백 | 덧글(0)




